인내심이 필요한 전분놀이 하는 방법

인내심이 필요한 전분놀이 하는 방법

6. 제발 늦게 나와라. 아니, 나오지 말아라. 생각하며 넣은 놀이.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놀이.

(준비물) 화내지않는 인내심. 매트. 전분. 물. 담을 수 있는 작은 통들.
  
 먹을 수 있는 음식 재료들은 아이들에게 너무 좋은 놀이가 된다. 특히 가루는 무척 매력적인데, 뒷정리를 생각해야한다. 밀가루는 물에 녹지 않아 씻을때 주의해야해서 전분가루로 선택했다. 매트를 까는 내내 마음이 두근두근하다. 부디, 이 매트 안에서 끝나길...

 
 
 
 
 새로운 것을 마주했을때 탐색하는 시간이 항상 길던 2번 아기가 전분가루에는 손이 과감하다. 손으로 뿌려보고 컵으로 떠보고 쓱쓱 비벼보고.벌써부터 함박웃음이다. 채반에 부어서 솔솔솔 쳐보기도 하며 곱고 부드러운 느낌을 실컷 즐겨보았다. 얘들아 이게 다가 아니야. 진짜는 지금부터지.

 
 
 
물을 한컵 부어주니 촉감이 변하는게 아이 얼굴에서 보인다. 아이들이 스스로 물을 넣기 시작했다. 한컵, 두컵, 계속 붓더니 "이게 뭐야~ 잡았는데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 물로 변했는데, 뭐가 이상하게 있어." 하면서 서툴지만 최대한 아는 단어들로 표현해보려 애쓴다.

 
 
 
 이제 시작이라는 듯 전분가루, 물, 전분가루, 물 무한반복하며 장난감들을 갔다달라고 계속 요청한다. 아이들이 움직이지 않고 내게 부탁해서 다행이다. 저대로 움직인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장인의 손길로 뭉쳐서 주먹밥을 만들어보지만 시간이 흐르면 여지없이 흘러내린다. 다 커버린 내 눈엔 당연한 것들이 아이들에겐 무척 신기하게 느껴진다. 만들고 흐물해지고 이것 또한 한참을 한다.

 
 
 
 
그래, 곱게 끝날리가 없지. 그랬으면 나도 아쉬웠을거같다. 아이는 아이답게 안전한 범위 안에서 하고싶은걸 실컷해야한다. 발로 밟고, 앉아도 보고. 온몸으로 느껴보라고 나중엔 옷도 벗겨주었다. 몸에 쓱쓱 바르고 다리로 저지레도 하는 2번 아기의 모습이 너무 보기좋다. 

 
 
 
아이들이 매트에 있는 전분들을 주방놀이 도구들로 쓱쓱 긁어 모아 담아 놀이 마무리를 했다. 아이들 한명씩 번쩍 들어다가 그대로 씻기고 (물로 잘 씻긴다. 전분 최고. 아, 안전에 정말 민감해서 아이들이 수전은 절대 못만지게 한다. 화상은 끔찍하다.) 책보는 동안 가라앉은 전분 덩어리들을 음식물로 분리한다. 뒷정리가 생각했던것보다 쉬웠다.(매트 욕실에 가져가서 물로 행구는게 좀 힘들었다)
 
자주는 못해주겠지만 그래도 최고의 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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